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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의 파란: 뜻밖의 흥행에서 세계관 구축까지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한국적 브랜드 영화의 세계관 구축 필요

등록일 2024년05월10일 14시2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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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도시’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 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 1편이 생각지 못한 흥행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종 흥행 관객은 688만 명으로 청불영화 역대 흥행영화 3위인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제쳐 버렸다. 총제작비가 70여억 원이어서 손익 분기점은 200-220여만 명이었다. 투자 대비 4.5배의 이익을 얻었던 것.

 

100억 원이 넘는 영화가 우스워진 상황에서 70억 원을 들여 거의 700만 명에 이르는 관객을 동원한 것은 가성비 면에서 최고 사례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흥행이었다. 애초에 이 영화는 단 한 편으로 끝날 운명이었는데 그 운명이 바뀐 것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도 사실은 '아이언맨'의 예상치 못한 흥행 때문에 후속편이 나올 수 있었고 어벤져스 월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결이 매우 다르지만 이러한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시도하려 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인기 만화원작이 있지만, 범죄도시 시리즈는 원작이 없다. 다만, 원재료가 없는 것은 아닌데 바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다는 점이 특징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진부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마동석이 열연하는 마석도 형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매번 비슷한 틀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배우 윤계상이 독보적인 역량을 보였던 장첸과 같은 빌런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나름의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을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빌런, 즉 악당이다.

 

4편에는 본격적으로 앞선 편들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캐릭터가 등장했는데 바로 이수파 두목 장이수(박시환)이었다.

 

빌런과 공조 그리고 연대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1편에서 장이수는 여러 조직 폭력배 두목 가운데 하나였다. 비록 장첸보다는 격투 실력이 못 미쳤지만, 웬만한 조직 폭력배보다 근성과 혈기가 남달랐다. 그래도 나름의 효심과 의리가 있으므로 비열하고 야비한 조폭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2편에서는 마석도 형사의 조력자가 되었는데 다른 범죄 수사 관련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과 캐릭터였다. 다만, 이때부터 코믹한 캐릭터로 분했고, 액션 장면은 덜 노출했다.

 

3편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매우 장이수 캐릭터를 전환시키는 암시가 보인다. 마석도 형사가 장이수를 찾아내 자기와 함께 일 하나 해야겠다고 콕 집어서 말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4편에서는 공조 수사 파트너가 된다. 물론 범죄자를 공조 수사 파트너로 삼을 수 없으므로 일정하게 마석도 형사가 장이수를 속이는 설정이 있게 된다. 예를 들어, FDA를 통한 이야기의 전개는 유치하면서도 나름의 재미를 준다. 이 과정에서 장이수는 나름의 활약을 통해 불법 온라인범죄 조직을 소탕하는데 크게 이바지한다. 나중에 마석도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은 이 영화의 특징을 알 수 있게 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영웅들의 연대가 특징이었다. 여전히 악당은 악당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악당을 이용해 범죄 수사를 펼치는 스토리라인은 드라마 ‘나쁜 녀석들(2014)’을 통해 본격화되었다.

 

이런 설정의 콘텐츠가 호응이 있어서 나중에 2019년 극장판으로 개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나쁜 녀석의 핵심은 박웅철 캐릭터를 맡았던 마동석이었다. 범죄자 같은 외모의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통해 나쁜 녀석을 잡은 정의의 공권력 캐릭터로 열연해 반전의 흥미를 배가시켰던 것이다. 나쁜 녀석의 심리와 의중을 잘 파악하기 때문이었고 물리력은 더 강했기 때문에 통쾌함이 컸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러한 빌런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확장해 세계관을 완성해 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동양 철학적 세계관에도 맞다. 장이수라는 캐릭터 외에도 다양한 빌런 캐릭터들을 등장시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장첸의 부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바로 악당 캐릭터들이 더 악랄하고 거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그냥 잡범 수준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건드릴 수 없는 막강한 빌런들이 누구인지 숙고해야 한다.

 

그것이 실제 사건을 다루며 할리우드 어벤져스와 다른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왔던 범죄도시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작품성 논란도 불식할 수 있고 대중성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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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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