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악마의 혀'는 교묘한 언변과 기만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상징적 표현이다. 달콤한 말과 일부 사실도 섞어 거짓말을 신뢰하게 만들며, 이를 통해 신뢰를 파괴하고 불확실성을 조장한다. 또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유발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음흉한 속성을 가진다. 독이 묻은 칼날이나 미끄러운 뱀의 혀처럼 파괴적 이미지를 내포하며, 진실과 허구를 뒤섞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악마의 혀를 가진 이들, 멍청난 뇌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코너의 부제는 '블랙 코미디'다.
유승수 변호사. 윤석열 탄핵 인용의 X맨이 되고 있다. 사진 - MBC 뉴스 방송 화면 갈무리
김용현 변호인 측은 '안티 윤석열'인가
2024년 1월27일. 이쯤되면 김용현 측 변호인이 '안티 윤석열'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사 유승수는 헌법재판관들에게 '좌익', '빨갱이'라는 막말을 퍼부은 바 있다. 윤석열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선 김용현의 대리인이 이런 막말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윤석열 탄핵 인용'을 원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유 변호사는 김 전 장관이 증언을 하는 중에 코칭을 해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바로 그날 밤 유 변호사는 탄핵 반대 집회 무대에 올라 헌법재판관 문형배, 김형두, 이미선을 '빨갱이'라 칭하며 "불공정 재판관들이 탄핵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재판관들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서부지방법원에서 잡혀간 애국투사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하며 폭력 사태에 대한 지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쯤 되면 악마의 혀에 우둔한 머리라고밖에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
유 변호사는 또한 26일 문형배 권한대행을 직권남용과 강요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변호사는 문형배 권한대행이 증언거부권 행사 시 증거 능력을 낮게 평가하겠다고 발언해 재판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에 나와 윤석열 변호인측 신문만 받겠다는 게 윤석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권고를 한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을 직권남용과 강요죄로 고발하겠다는 것은 '윤석열 탄핵 인용'을 추진하는 'X맨'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측 변호인인 조대현은 헌재 변론 시 "헌재는 이 사건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말해 또다른 X맨이 된 바 있다. 이들은 헌재 재판을 아예 포기한 것으로 보이고 오직 극우 세력에 메시지를 전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악마의 혀, 우둔한 머리 외에는 떠오르는 표현이 없다.
이쯤되면 윤석열 측이 헌재 재판관들 'X무시'하는 것
2024년 1월23일. 직무정지된 대통령 윤석열은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도 출석했고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증인으로 나섰다. 이날 변론 내용을 보면서 윤석열 측은 탄핵 재판은 포기했다는 인상을 줬다. 형사재판에서 형량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보인다.
이날 윤석열 측은 "의원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고 명령한 것을 곽종근 사령관이 잘못 알아들었다는 취지로 말했고 김용현 전 장관은 이 주장에 동의했다. 이는 삼척동자가 들어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령관은 요원을 투입한 당사자인데 그에게 요원을 끌어내라고 명령했다는 것은 대충 들어도 거짓말로 들린다. 어쨌든 누군가 끌어내라고 한 것은 확인시켜준 셈이다. 의원이냐 요원이냐는 헌재 재판관들이 곽종근 증언과 다른 증언을 토대로 판단할 것이다. 윤석열 측은 사실상 변론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바로 '의원, 요원' 주장이다. 그리고 윤석열 측과 김용현이 말을 맞췄다는 것이 입증되는 예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또한 '비상입법기구'등에 대한 모든 결정을 자신이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는 조규홍 장관이 의대정원 2000명을 자신이 결정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잘못된 충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용현, 조규홍의 발언이 '정직한 말'로 여겨질까, 거짓말로 여겨질까. 이런 질문 자체가 너무나 허무할 정도로 너무나 뻔한 거짓말을 하니 헌재 재판관들은 모욕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윤 대통령 측은 또한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재판관들과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발언이다. 물론 극우 지지층은 이렇게 발언한 것을 좋아했을 것이다. 계속 무시한다는 것은 탄핵 재판은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윤석열 측 조대현 변호사는 아예 헌재가 이 탄핵 심판을 진행할 능력이 안 된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는데 모욕을 넘어 명예를 훼손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무시하고 도발했으니 재판관들은 판결문 작성에 칼을 갈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인용은 120%다.
'지시사항'을 자신이 안 썼고 건네주지도 않았다는 새빨간 거짓말
2024년 1월22일. 윤석열은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혔는데 '악마의 혀'임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쪽지) 준 적도 없고 그리고 나중에 이런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 내용도 조금 부정확하고 그러면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국방장관이 구속이 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좀 내용 자체가 좀 서로 좀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하여튼 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자세하게 또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 대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 내용은 계엄선포 당일 윤석열이 최상목에게 건네준 '쪽지'와 관련된 것이다. 윤석열은 자신이 쪽지를 준 적도 없도 쓴 적도 없다며 '악마의 혀'를 꺼냈다. '쪽지'는 최상목이 이를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하기 위한 것이고 사실은 '지시사항'이다. 어떤 지시사항이었나?
위 내용은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내 충분히 확보하여 보고할 것" "국회관련 각종 보조금, 지원금, 각종 임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 완전 차단할 것"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다.
이걸 김용현이 썼다는 식으로 말하면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 김용현이 썼다고 해도 윤석열이 확인했고 윤석열이 건네줬을 가능성이 99.9%다.
'지시사항'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만 준 것이 아니라 다른 장관들에게도 전해졌는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그 중 한 명이다. 다음은 조태열 장관의 22일 국조 특위에서 한 말이다.
위 내용을 보면 윤석열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입증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검찰 조사에서 "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하자, 옆에 있던 실무자로부터 비상입법기구 관련 문건을 건네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윤석열의 지시에 의해 '지시사항'을 받았다는 것이다.